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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쉽게 말하는 건 아니지만, 엄마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며,
형편이 어려우니 '한부모가정' 지원받게 해달라하는 진술서가 최근 법원에 접수되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있다.

15세 소녀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별해 `한부모 가정'이 되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평범한 아이였지만 빚을 갚으려고 일을 찾아 지방으로 떠난 아버지와
연락이 끊기면서 일찍 철들어 버렸다.

졸지에 혼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어머니는 자신과 네 자녀, 시어머니까지 모두 6명을 부양하려고 편의점에서 몸이
부서지도록 일했다.

송양의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시급을 더 받으려고 야간 근무를 택해 하루에 11시간씩 매달 26일간 일해도 손에 쥐는 것은 1
50만원에 불과했고 생계는 늘 빠듯했다.

송양의 고교 진학까지 앞두면서 걱정이 늘어난 어머니는 결국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부부의 인연이 소중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지만, 어린 자녀와 연로한 시어머니가 눈앞에서 매일 겪는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어 연락이 끊긴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늘 크게 느껴졌던 송양도 어머니의 답답한 마음을 헤아렸는지 이 같은 사정을 담아 재판부에 제출했다.

소녀는 "부모님이 이혼하면 한부모 가정이라서 정부가 대학교까지 지원해준다고 알고 있다"며 "그러면 동생을 유치원에
보낼 수 있고 엄마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서울소년보호지원재단은 재판 결과와 별개로 소녀를 포함해 부모가 이혼소송을 하거나 본인의 비행으로 재판을
받은 보호소년 42명에게 학업과 성장에 도움을 주고자 26일 30만∼5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격려했다.

재판부는 소녀의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아 현재 공시송달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소녀 어머니가 주장하는 내용을 검토해 다음 달 초 이혼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민감한 시기에 자칫 상처가 될 수 있는 경험을 잘 극복하고 희망을 키우도록 독려하는 차원"이라며 "송양 부모의 사건은 사실 관계에 대한 조사를 거쳐 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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