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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삼부토건 회생절차 개시결정 보류

삼부토건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이 보류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재판장 지대운 수석부장판사)는 9일 삼부토건 이해관계인에 대한 심문기일을 열어 회사측과 채권단측의 의견을 수렴한 뒤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삼부토건이 현재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과 관련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채권단과 채무조정 및 신규자금 지원 등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고 협상이 성사될 경우 회사의 신용도 하락과 영업상 손실을 최소화해 신속하게 경영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과 삼부토건과 주요 채권자 모두 협상을 위해 필요한 기간만큼 회생절차 개시를 늦춰 줄 것을 희망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통합도산법)은 법원이 회생절차 신청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효력규정이 아니다"며 "회생절차로 가는 것이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등을 가리기 위해 조사가 필요한 경우 등 특수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1개월을 넘겨 개시결정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급순위 34위를 차지했던 삼부토건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분양지연과 과다한 지급보증으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 공사원가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최근 만기에 이른 PF(project financing) 대출금 등을 변제할 수 없게 되자 지난달 12일 회생절차개시신청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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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이 건설사 발목을 잡았다. LIG건설에 이어 도급순위 34위의 삼부토건마저 PF대출 압박을 견디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렇다보니 이제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위기설'이 중견업체에 집중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번 저축은행 사태로 금융권이 PF대출에 날은 세운 것도 중견업체들이 불안해하는 요소다.


12일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 소식에 건설업계는 의외로 차분하다. 법정관리 신청전부터 증권가에 돌던 소문 탓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위기설을 이제는 '위기'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소재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데다 먹거리는 줄어들고 경영은 더욱 힘들어져 이제는 어쩔 도리가 없다"며 "최근 살아나고 있다는 청약시장에 발을 내밀고 싶어도 PF가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고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더 큰 문제는 PF에 성공해도 시장이 받쳐주질 못한다는 점이다. 버티지 못한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선택하고 있는 것도 같은 연유다. 이렇다보니 국내은행들의 PF대출 연체율까지 급등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PF대출 연체율은 6.67%다. 4.87%에 그쳤던 1월보다 2%가까이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말 1.8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부동산PF 부실채권은 6조4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5배 늘었다. 이는 총 부실채권의 16%에 해당하는 것으로 2.32%를 기록했던 2009년보다 7배나 증가했다. 결국 몸집이 큰 대형사들을 제외하고는 PF대출 압박을 피할길이 없다는 이야기다.


금융권이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PF 부실채권 정리 계획'도 중견업체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말까지 부동산PF 부실채권 3조6000억원(57%)을 정리한다는 것은 결국 건설사들을 압박하겠다 뜻"이라며 "국내 모든 건설사가 PF사업장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 역시 "지금같은 시장 분위기에서는 중견건설사들 모두 PF에 자유롭지 못하다"며 "하지만 건설업계 줄도산이 금융권과 부동산시장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PF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PF란? project financing의 약자로써 사업주로부터 분리된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 자금조달에 있어서 자금 제공자들은 프로젝트의 현금흐름을 우선 고려해 대출을 결정하고, 프로젝트에 투자한 원금과 그에 대한 수익을 돌려받는 자금구조를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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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은 63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있는 건설사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4위로 아파트 브랜드는 '삼부르네상스'다.


1948년 창사 이후 국내외에서 토목, 건축, 주택사업 등을 벌여 왔다. 특히 1965년 3월27일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한 1호 토건사로 꼽힌다.


지난 63년간 항만, 댐, 도로, 지하철, 발전소에서 다수의 시공실적을 보유중이다. 1960~70년대에 경부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포항만, 안동댐, 양화대교 등의 공사를 수행하며 도급순위 3위까지 오른 바 있다.


이밖에도 국내 최초의 하저터널인 지하철5호선 마포역~여의나루역 공사를 비롯해 영동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지하철5호선 , 남강다목적댐, 산청양수발전소, 영일만신항 등의 대형 토목 공사를 담당했다.


호텔업에도 진출해 경주 도뀨호텔(현 콩코드호텔)을 인수하고 서울 강남의 르네상스호텔을 지어 운영중이다.


해외에서는 1973년 말레이시아 제2연방고속도로 공사를 첫 수주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네팔, 파키스탄 등에 진출해 토목 및 건축공사를 수행해 왔다.


여의도, 성남, 대전 등에서 주택사업을 펼치기도 했지만 삼부토건은 토목사업에 더 집중해 온 회사다. 지난해말 기준 토목사업 부문 매출액은 581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인 8374억원 대비 매출비중이 69.5%에 달한다.


반면 도급 건축사업(1557억원)과 자체 분양사업(659억원) 비중은 각각 18.6%, 7.87%에 불과하다.


공공부문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반으로 민간주택 및 건축사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는 사업계획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대형 주택사업인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프로젝트에 손을 댔다가 화를 입고 말았다. 이 사업은 내곡동 374 일대의 판자촌을 단독주택 83가구와 공동주택 236가구 규모의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시공사로 나선 삼부토건은 시행사인 우리강남PFV의 대출 4270억원에 대한 채무인수를 약속했다. 우리강남PFV 지분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25.5%씩을 갖고 있다.


문제는 사업 인·허가 지연으로 분양이 늦어져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고급 주거단지의 사업성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이에 따라 우리강남PFV는 지난해말 기준 누적결손금이 23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결국 삼부토건은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4270억원의 빚을 고스란히 떠 안게 됐다. 이에 삼부토건은 대주단과 협상을 벌여 13일 돌아오는 만기를 연장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른다.


대주단이 만기 연장을 거부함에 따라 동양건설산업도 워크아웃 내지는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양건설산업은 대주단이 삼부토건에 연대보증을 요구할 정도로 담보 제공능력이 취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삼부토건이 시행 또는 시공을 맡은 아파트 사업장은 남아 있지 않아 분양 계약자들의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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